크라위프는 볼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하다고 봤지만 펩은 볼을 가지지 않은 상태까지 중요하다고 봤다. 드림팀과 펩팀의 차이도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이 있느냐로 구분하는 사람들도 많고.
앞으로의 경기도 계속 보겠지만, 주로 볼을 가지지 않은 상태를 볼 것이다.


전반적으로 두 팀 다 베스트 11은 아니지만 미들진에서는 모드리치, 세바요스가 있는 레알이 우위인 것으로 보인다.

프리시즌 1, 시티와의 경기에서는 5인 압박이 메인이었는데 이 경기는 압박의 숫자가 좀 더 유동적인 편. 이 장면에서 골키퍼는 필드 플레이어가 아니기에 이렇게 3인 압박을 할 시 다른 쪽은 수적으로 밀리게 된다. 이를 보면 한쪽에서 수적 우위를 포기하더라도 압박한다는 건데 플릭이 얼마나 압박을 중시하는지가 보인다.

레알은 전방 2로 센터백을 압박하나 바르사는 골키퍼를 통해 피한다. 레알 2는 센터백을 마크하면서도 베르날 쪽으로 좁힌다. 2 vs 1 수적 우위를 가지고 있으니 이쪽으로 오길 바라는 것.

레알의 의도대로 누메로 콰트로(크루이프 드림팀의 4번)인 베르날에게 볼을 전달하지만, 3인 압박에 둘러싸이고 베르날은 다시 센터백에게 리턴패스한다. 레알의 노림수에 당한 장면이자 전방 압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장면.

베르날은 이에 대항하여 내려가면서 3백을 형성한다. 레알은 수비 시는 442이므로 지속적으로 3인의 전방 압박을 할 수는 없다. 결국 3 vs 2를 만들어 버리니 레알은 압박점을 뒤로 내린다.

이번엔 바르사의 전방 압박이다. 앞 4를 1차 압박선이라고 하고 뒤의 3을 2차 압박선이라고 보자.

그러나 2차 압박선까지 깨는 패스가 나왔다.

결국 엔드릭에게까지 이어지는 패스.

그러나 2차 압박선이던 바예가 바로 복귀하며 수비 라인이 갖춰졌다. 이 라인과 대항하는 엔드릭은 혼자서 이 라인을 부술 기량은 없다.
바르사는 1,2차 압박선이 무너져도 이를 커버할 최후방 라인을 빠르게 갖췄기에 역습을 막을 수 있었다. 물론 레알이 적은 수의 공격만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바르사는 최후방 3인을 크리스텐센 베르날 이니고로 고정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바예 크리스텐센 이니고이며

이번에는 크리스텐센 이니고 발데다. 이렇게 3백으로 전환하는 바르사에 대항해 레알은 최전방 2 대신 엔드릭만을 두면서 1 vs 3을 만든다. 이렇게 되면 최전방 압박이 아닌 다른 한쪽에서는 레알이 수적 우위를 만들 수가 있다.
레알은 누메로 콰트로 베르날에게 2를 붙이며 수적 우위를 활용하려 하는데 카사도가 이를 알고선 내려와 준다. 이번 경기의 콘셉트는 역삼각형 미들인데 윗선 미드필더인 카사도의 이번 판단은 훌륭했다.

이번에는 크리스텐센 이니고 베르날 3인의 최후방 라인이 형성되며 레알 2인이 바르사 3을 압박하나, 볼이 바르사 진영에 있다면 언제든지 레알은 2를 3으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있다.

레알의 수비 기본 대형은 기본 442다. 그러므로 볼이 자기 진영으로 내려올 경우 전방에 3을 두지 않는다.

위 장면을 보면 알겠지만 바르사는 공격 시는 역삼각형 433을 쓴다. 수비 시는 4141을 쓰는데 이는 무리뉴식 433의 수비 형태다. 이러면 후방 미들인 베르날이 커버해야 할 폭이 넓어지는데, 때문에 레알은 베르날 좌우로 선수들 포진시킨다.
레알이 전문 공미 1이 있다면 베르날이 막아야겠지만 레알은 1의 공미를 두지 않으니 베르날은 수비라인과 미들라인 사이로 침투하는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보고 있어야 한다. 이점에서는 베르날은 누메로 콰트로라기보단 피보테(수비에도 신경쓰는 수비형 미드필더)스럽다.
상대가 수비와 미들 사이를 공략하기 위해 베르날 옆의 넓은 공간을 활용할 시 위에서처럼 발데가 경계하거나 카사도, 센터백들이 지속적으로 커버해줘야 한다. 전반적으로 베르날의 개인 기량이 메인 수비 방식이 아니란 것.

레알은 5인 압박으로 누메로 콰트로 베르날을 공략한다. 순간적으로 베르날은 감옥에 갇히고, 카사도가 내려와 2의 라인을 형성하나 이런 식의 일렬 라인에서 상대 압박이 붙으면 횡패스조차 차단될 확률이 높다. 결국 베르날은 왼발로 넓은 공간이 있는 측면으로 전환한다.
카사도 베르날의 2인 라인을 보면, 이런 식의 횡대형이 되면 압박이 강할 시 전진 패스 보내기에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카테나를 만들어주는 전방 선수가 없으니 베르날의 선택지가 측면이 된다.
베르날은 부시가 아니다. 혼자서 드래그백으로 탈압박할 수도 없고 라 파우사를 쓰며 순간적인 공간을 만들지도 못한다. 베르날을 누메로 콰트로로 쓰고 싶다면 지원하는 다른 선수들의 위치가 중요하다.


바로 위에서도 봤지만 베르날만으로 수비와 미들 라인, 실점 위험 구역을 방어하기는 쉽지 않기에 카사도가 내려와 4231을 만든다.

긍정적 트랜지션에서도 카사도는 전진하지 않고 베르날과 라인을 유지하며 뛰고 있다. 전방 압박에 베르날이 둘러 쌓이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 그럼에도 여전히 베르날은 누메로 콰트로다. 플릭은 이 경기에서는 베르날을 시험하고자 하는 듯 보인다.
거시적으로 레알은 4열 대형이다. 바르사도 4열 4222이다. 왼쪽 포워드 우나이가 왼쪽으로 쳐진 최일선 1열에 있고 발데가 지원하는 모양새.

베르날의 선택은 2열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우나이에게 주는 것. 간격이 벌어진 4열이던 레알이 완전히 대형을 잡기 전에 빠르게 전개한 셈. 베르날의 선택은 합리적이었다.

이어지는 공격 전개인데, 측면으로 볼이 갔지만 발데를 기다리지 않고 4222의 4열에서 2선에 있는 중앙 자원을 통해 직접 박스를 공략한다. 빠른 선수를 활용하는 것보다 상대 대형이 정비되지 않았을 데 라인을 생략해서 공략하는 게 더 효율적임을 보여준 장면.

레알은 이니고를 측면으로 빠지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니고의 자리에 공간이 났다. 엔드릭이 볼을 잡고 있고, 이니고가 빠진 공간으로 다른 선수가 침투해 들어간다. 베르날은 엔드릭과 이니고가 빠지면서 생긴 공간의 각도를 막으면서 침투하는 선수가 갈 동선까지 막고 있다.

이렇게 베르날이 막고 있고, 카사도가 엔드릭과 경합한다. 이렇게 베르날과 카사도의 콤비 플레이가 빛을 발한다.

레알은 수비와 미들이 벌어졌다. 이어지는 슈테겐의 롱패스.

바르사는 측면을 넓게 벌린 최전방 2를 두고 미들진을 벌어진 라인 사이에 두는 4222로 공략한다. 라인이 벌어지면 이런 식으로 역습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자 역습은 단순히 빠른 선수만을 이용하는 게 아니며, 빠른 선수가 없더라도 킥을 잘하는 키퍼를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

이번에는 전방 압박을 5로 가져가는 바르사, 이 1차 압박선을 벗어나자 2차 압박선의 바예가 압박한다.


바예가 압박에 실패하고 볼이 빠져나오는데 카사도가 이를 커트한다. 이렇게 높은 위치에서 볼을 커트하니 레비에게 바로 각도가 생긴다.



볼을 받는 레비지만 찬스를 만드는 데는 실패한다. 그래도 1차 압박 실패 후 2차 압박이 제대로 됐으며 높은 위치에서 압박이 왜 공격인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이어지는 레알의 공격을 바르사가 4141로 막는다. 그러나 베르날이 레알의 드리블 못 막는다.

대신 미리 자리를 잡은 크리스텐센이 막는다. 무리뉴식 4141에서 1의 자리에 지우개형 선수가 있었다면 아마 바로 공을 커트했겠지만 같은 4141일지라도 선수단의 구성에 따라 시스템은 다르다. 때문에 4141의 특성이 아니라 시스템에 따라 플레이 양식을 해석해야 한다. 바르사 시스템이라면 4141 1의 자리에 피보테가 아니라 누메로 콰트로를 원하며 이를 위해 동료들이 같이 지원해야 한다.

위 영상에 대한 해석이다. 바르사는 라인을 높여서 빌드 업을 하고 있다. 레알은 엔드릭 1인으로 센터백을 압박하며, 바르사의 후방 미들 2에 대항해 3으로 맞선다. 최종 수비 라인과 최전방의 간격을 어느 정도 좁힌 채로 압박점을 미들필드로 두고 있는 것. 즉, 미들 싸움에서 이기고 들어가겠다는 거다.

이니고는 이를 알고 미들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우측면으로 전환 롱패스를 한다.



그러나 막히고 오히려 역습을 당한다. 바르사는 라인이 높으니 위험한 상태. 센터백의 패싱력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카사도가 붙어주지만 앞에서 막는 형태로 수비하는 게 아니라 뒤에서 따라가는 형태라면 힘이 강하지 않은 카사도가 수비하는 건 쉽지 않다.

결국 최종 수비라인과 대치하는 레알, 크리스텐센을 측면으로 유인하는 데 성공한다.


다행히 바예가 크리스텐센과 포지션 체인지를 잘했고, 박스로 진입한 볼을 잘 커트한다. 포백 라인의 전반적인 멀티 플레이어화가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펩은 빠른 공격은 오히려 빠르게 공격당할 위험이 높다고 했는데 레알은 빠른 공격을 하며 선수들을 많이 끌어올려 볼 아래에만 7명이 있다. 이로 인해 바르사의 역습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파우의 크로스가 우나이에게 연결되지 못하며 역습은 실패한다. 역습은 단순히 빠른 선수의 존재로 생성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 경기로 인해 여러 번 알 수 있다.


이전 경기에서도 이번 경기에서도 바르셀로나는 5인 압박을 꽤나 이용했다. 그러다 볼이 1차 5인을 벗어나면 2차 압박 선수들이 달려들어 전진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측면에서는 바예와 카사도, 좌측면에서는 베르날이다, 플릭은 베르날에게 누메로 콰르토 역할을 기본적으로 원하는 듯 보이지만 더 적극적인 모습까지 추가적으로 원한다고 보인다.

볼이 어느 정도 내려오면 바르사는 압박을 강하게 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형을 갖춘 채로 버티고 있는 편. 4231 대형을 만든 채 기다린다.

이렇게 압박이 적고 라인을 유지하고 있으니 모드리치가 뒤로 내려가면서 뒷 공간에서 프리하게 볼을 전개한다. 바르사는 상대가 이런 대형을 쓸 때 라인을 지키는 식으로 대응한다.

위 영상에서 바르사 공격에 대한 해석이다. 상대의 라인이 갖춰지기 전에 이니고는 발데에게 볼을 준다. 그러나 발데의 볼을 받는 자세는 전진할 수 없는 자세다.

결국 발데는 미드필더처럼 자리를 잡은 레비에게 볼을 준다.

발데가 전진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지 못 한 채로 볼을 받은지라 역습은 실패하고 이니고부터 다시 빌드 업 한다. 아무리 타이밍이 좋은 패스더라도 패스를 받는 선수의 자세에 따라 전진이 가능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잘 보여준다.

이니고는 베르날에게 패스한다. 베르날은 전진하지 않고 있었고 3 vs 2를 만들고 있다. 바르사가 수적으로 우위이기에 레알은 쉽사리 압박하지 않는다.

레알은 442 대형을 취하면서 수비와 미들 사이를 좁히고 있고 바르사는 공격과 미들 사이에 선수가 없다. 베르날은 이를 보고 레알이 쉬이 압박할 수 없을 것을 알고 볼을 달고 살짝 전진한다.

파우는 미들과 공격 사이, 볼을 받을 선수가 없는 걸 알고 뛰어온다.

파우가 볼을 받아주는 시점에 미들과 공격 사이로 우나이와 카사도가 온다. 파우는 카사도에게 볼을 주고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간다.

카사도는 바예에게 볼을 준다, 바예를 따라 상대 수비가 전진하니 우측면이 빈다. 파우는 그 공간을 향한다.

파우가 자신의 공간으로 이동했으니 바예는 중앙으로 들어온다. 레알의 대형은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서 무너져있다.

이때 토레가 등을 진 채로 그 공간으로 가 패스를 받고 베르날에게 원터치 패스를 한다.

발데는 베르날에게 신호를 주고 베르날은 바로 열린 왼쪽의 발데에게 패스를 준다. 측면을 활용한 써드맨 전술. 레알이 확실히 바르사의 우측면으로 기울어져 있기에 가능했다.


발데의 크로스를 보고 헤딩 시도하는 레비

그러나 페이크였고, 파우를 향한다. 파우는 오른발로 볼을 잡고

왼발로 감아 차지만 벗어난다.
발데가 파우를 겨냥했지만 수비를 속이기 위해 크로스 높이를 다소간 높이고 레비 쪽으로 휘게끔 찬 거면 좋은 스킬을 선보였다고 생각함. 하지만 이게 맞나?
결과적으로는 확실히 좋은 조직력을 보이긴 했다.

레알의 측면 공격이지만, 바르사는 이미 수비 대형을 형성했다.

바르사의 부정적 트랜지션이 빠르니 레알의 대비책은 볼을 후방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러나 바르사는 이미 많은 수의 수비가 있고 레알 선수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이런 식의 후방에서의 한 방은 위협적이지 않다.

이번에도 라인 사이에 선수가 없지만 전과는 다르게 측면을 제대로 활용한다. 세 명의 레알의 선수를 보면 카테나를 만들고 있다.


바르사의 수비는 4141이나, 전진한 4의 2명이 이번에는 레알 미들진 카테나의 패스에 당해버리고 순식간에 라인이 붕괴된다.

4141에서 스페어인 베르날이 붙어보지만 벗겨지고 말았다.

다시 형성되는 측면 카테나. 수비의 시선은 측면 플레이어에게 향한다.


귈러에게 다소 여유가 생기고 벌어진 센터백 자리로 레알 선수가 침투해 들어간다.

다행히 크리스텐센이 미리 알아채고 헤딩을 따낸다.

볼은 발데에게로 가지만 발데는 귈러에게 바로 뺏긴다. 자기 진영에서 볼 컨트롤이 중요한 건 이 지역이 실점 위험 지역이기 때문.

위험 지역인 데다 상대가 귈러다 보니 밀집되는 수비, 이렇게 한쪽에 선수가 모이면 대신 반대편은 공간이 생긴다. 귈러가 결국 버티고 빈 선수에게 패스한다.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플레이.

프란의 마무리 컷백. 다행히 이니고가 미리 위치를 잡고 커트를 했다. 결과적으로 크리스텐센과 이니고의 플레이처럼 미리 다른 선수들이 제대로 대처를 못 했을 시 센터백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장면이다.
레알을 기준으로 보면 측면과 미들에서 연속 카테나 형성, 그리고 귈러의 개인 능력이 시너지를 이룬 멋진 장면. 반면 바르사는 부정적 트랜지션에서 빠르고 라인 사이 수비도 어느 정도 했고, 후방에서의 패스 공급도 원활히 막았지만 카테나 + 측면 공격에 붕괴되고, 크랙 수비에 실패하면서 수비에 약점을 노출했다. 벨링엄, 음바페, 비니시우스가 같이 있다면 바르사는 크게 곤란을 겪을 수도 있어 보인다.

레알은 미리 대형을 갖춘 바르사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오히려 볼을 뒤로 돌리며 압박을 유인하는데, 바르사는 레알의 의도대로 압박을 가한다.

이 상황에서 볼이 빠진다. 볼과 동일 선상까지 포함하여 위에는 바르사 선수 6명이 있고 아래에는 4명뿐이다.

그러나 바예가 압박하러 간 빈자리를 공략하는 레알 선수를 카사도가 적절하게 대인 수비한다. 레알은 급하게 밀고 들어가지 않는다.

바르사의 압박점은 낮아졌으나 지속적으로 레알의 좌측면에서 볼이 돌았으므로 시선이 계속 이쪽으로 쏠리고 있었다. 이를 공략하는 모드리치가 대각선으로 길게 패스한다.

측면에서는 모드리치의 패스를 원터치로 받아서 다시 중앙으로 대각선 패스한다. 이번 유로에서 크로스ㅡ키미히가 보여준 패턴.

레알의 매우 훌륭한 플레이었다. 빠르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레알의 수비 대형은 거의 442다. 만약 바르사가 2명의 센터백만을 남겨뒀다면 레알은 적극적으로 센터백도 압박했을지도 모르겠으나 베르날이 3백을 만들었기에,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하지 않고 압박점을 미들필드 지역으로 내렸다.

그러나 전반 후반부에는 마리오 마르틴을 활용하여 강하게 바디 체킹한다. 지속적으로 같은 방식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시간대에 전반 후반부로 돌입하자 변화를 준 것처럼 보인다.

마르틴이 또다시 강하게 바디 체킹하는 것을 예측한 레비는 내려온다. 이로 인해 베르날을 중심으로 우 카사도, 좌 레비의 카테나가 형성됐고 레비가 카사도 대신 볼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강하게 바디 체킹하는 마르틴, 토레와 다르게 레비는 밀려나지 않으며 오히려 밀어붙인다. 결국 반칙을 얻어내는 레비.

그럼에도 레비는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마르틴의 바디 체킹을 한 번 더 대비하는 듯이 보인다.
베르날이 내려가면서 미들진에 바디 체킹에 대비할 선수가 없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약팀들은 이런 식의 바디 체킹을 메인 아이디어로 바르사 공략을 할 수 있겠고, 강팀들은 레비 위치를 내리기 위한 아이디어로 이를 활용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번에는 카사도가 바로 받고 바디 체킹도 없다. 레비도 이를 본 뒤 바로 전진한다. 다만 레알이 압박점을 다소 위에 두고 있었기에 카사도를 중심으로 아래 쪽에는 카테나가 제대로 형성됐지만 위쪽으로는 카테나가 레알의 미들진 4에게 가로 막혀있다.

레알은 수비 대형은 갖춘 상태이나 압박점은 끌어올렸다. 이전처럼 볼을 잡자마자 강하게 바디 체킹하지는 않았으나 카사도가 볼을 잡으니 카테나 형성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긴 했다. 결국 카사도의 패스 각도는 이니고로 한정된다.

이번에는 우나이가 내려오면서 이니고에게는 우 우나이, 좌 발데라는 카테나가 형성된다. 그러나 우나이는 등을 지고 받아야 하고 발데는 전진한 채로 볼을 받을 수 있는 장면이다.

레알이 압박점을 끌어올린 상태였고 우나이가 내려오면서 상대 2명의 시선을 끌고 있기에, 발데가 뛰어들어 가면서 볼을 받는 자세가 되면 미들 라인을 생략한 채 빠르게 측면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니고의 선택도 발데였다.

이니고의 패스가 발데에게로 향하지만 공간이 아니라, 선수에게로 향한다. 때문에 발데는 달리면서 공을 받지 못 하고 1대1을 상정하는 자세를 취하며 볼을 받는다.

결국 발데는 1대1로 돌파하기로 선택한 듯 보인다. 바르사 기준으로 박스 좌측 구역은 비어있기에 발데의 선택지는 한 가지는 아니다.

빈 공간으로 우나이가 들어왔다. 발데를 기준으로 우나이가 패스를 주고 받을 위치를 잡고 있고 나머지 3명의 선수가 크로스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발데 본인도 수비에게 마크 당하고 있고 우나이도 1 vs 2이며, 더 뒤의 3명도 3 vs 4로 수적으로 밀리고 있다. 이 장면에서 발데가 할 수 있는 건 크로스 뿐.

이 글은 시간 순으로 되어 있지만 이번은 뒤로 돌아가본다. 발데가 볼을 받을 때 볼이 발데보다 뒤에 있기에 발데는 뛰면서 받기는 힘들다. 이후 발데는 1대1을 상정한 자세로 볼을 받지만 이렇게 받지 않고 오른발로 박스쪽으로 툭 찬 뒤 대각선으로 속도 싸움을 붙이는 게 더 나은 선택지 아니었을까?
이렇게 됐다면 최소한 수비 2인이 발데 쪽으로 시선이 쏠렸을 것이며 운이 좋다면 3인까지도 발데 쪽으로 몰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우나이는 프리가 되거나 1 vs 1이 될 수 있고, 크로스존의 선수들도 수적으로 우위가 됐을 수도 있다.
물론 어려운 플레이일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발데는 좀 더 복잡한 플레이를 연구해야 스텝 업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너무 단순 플레이 일변도라 수비가 막기에 편하다.

하프라인 바로 아래까지 센터백 라인이 올라와 있다. 이번에는 3명이 견제하는 모습.

바로 위의 장면은 하프라인 아래에 3백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하프라인 위까지 센터백이 올라와 있으며 베르날은 누메로 콰트로다.

위의 영상에서 의미 없이 볼을 돌린다고 생각했으나 이건 의미 없는 게 아니었으며 라인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정이었다. 윗선까지 올라온 베르날이 볼을 쥐니 레알이 압박한다. 다시 볼을 돌린다.

패스를 주고 받으며 라인을 끌어올린 것처럼 다시 패스를 주고받으니 수비와 미들 사이에 있는 베르날을 중심으로 카테나가 형성된다. 이니고를 기준으로 하면 우측으로 대각선으로 패스 길이 훤히 보인다. 이를 안 이니고는 베르날에게 패스한다.

마찬가지로 베르날도 오른쪽 카사도에게 패스한다. 이니고>>베르날>>카사도로 이어지는 대각 패스.

카사도도 바예를 향해 또 대각 패스한다. 패스를 돌리는 것도 무의미한 게 아니라 공간을 열기 위한 과정임을 보여준 전형적인 예시였다.

바예의 크로스를 레비가 떨구고,

파우가 받아서 득점.
이 과정은 바예의 크로스로만 성공한 게 아니다. 공을 돌리면서 전체 라인을 끌어올리고 이후 또 볼을 돌리며 베르날을 중심으로 카테나를 만든 뒤 이어진 대각선 플레이가 핵심이었다. 전형적인 팀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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